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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면서
세상에는 다양한 엘리베이터가 있다. 어떤 엘리베이터는 버튼 위치가 이상하거나, 열림/닫힘 방향이 반대라서 잘못 누르게 된다. 사용자가 멍청한 게 아니라 설계가 사용자의 예측을 벗어난 거다. 이건 웹, 앱 UX 문제와 다르지 않다.
사용자는 왜 내 의도대로 사용하지 않을까? 사용자를 진정으로 이해했을까?
ai 시대이기 때문에 인간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이런 책을 읽어야 한다.
가장 황당했던 서비스
N사
처음 설치해서 가입했는데 이상한 모달이 뜨면서 버그가 있었다. 화면도 너무 느렸다. 어쩔 수 없이 써야 해서 가입은 했는데, 앱을 열고 싶지 않아졌다.
C사
우연히 유저 인터뷰에 참여하게 됐다. 유저 인터뷰를 한 번 당해보고 싶었는데 운이 좋았다.
원래 쓰던 앱이었는데 인터뷰하면서 이것저것 눌러봤다. 지도 버튼을 누르니 전체 화면 모달이 떴다. 뒤로가기를 했는데 지도가 닫히는 게 아니라 그냥 뒤로가기가 됐다. 버튼을 여러 개 눌러봤지만 전부 마찬가지였다.
프론트 개발자라서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는 안다. 이해는 하지만 불편한 건 불편하다. 경쟁 대기업이 있음에도 스타트업 앱을 깔았는데 이런 것 때문에 이탈하면 너무 아깝다.
인터뷰 중에 "왜 안 쓰냐"는 질문을 받았다. 나는 반대로 물었다. "왜 써야 하나요?"
이건 내가 가지고 있는 제품 철학이기도 하다. 유저한테 왜 쓰냐고 묻기 전에, 왜 써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답이 먼저다. 단순히 몇개의 기능이 있어서, 타겟층이 누구라서 이런 답을 할 수도 있다. 다만, 그건 근본적인 답이 되지 못한다. 특정 회사를 생각했을 때 어렴풋이 떠오르는 이미지. 그게 결국 그 질문의 답 아닐까.
공룡 대기업 제품에 익숙해진 사용자가 다른 앱을 쓰면 불편하다. 이건 그 앱이 나빠서가 아니라 익숙하지 않아서다. 그들은 죄가 없다. 하지만 결과에 대한 책임은 누군가 져야 한다.
UI와 UX 구분하기
목표를 달성할 수 있냐? → UI다.
기분이 좋았냐? → UX다.
쿠팡 새벽배송을 생각해보자. 새벽배송이 있으니까 미리 안 시켜도 된다. 그 안도감이 UX다. 단순히 빨리 오는 건 UX가 아니라 how일 뿐이다. how 자체만으로는 UX가 될 수 없다.
공유하고 싶은 한 줄
어떤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해답이 분명하도록 표상을 형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좋은 표상은 반성적 과제를 체험적 과제로 바꾼다. 같은 데이터를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문제의 난이도 자체를 바꾼다.
의료 처방전이 행렬 형태로 바뀌면 "지금 어떤 약을 먹어야 하지?"라고 생각할 필요 없이 바로 보인다.
가장 인상적인 사례는 카카오톡 개편이다. 친구 목록이라는 표상이 피드로 바뀌는 순간, 사용자 멘탈 모델과 충돌했고 그 반발이 예상을 훨씬 넘어섰다. 같은 데이터도 표상이 달라지면 경험 자체가 달라진다. 개발자도 이 결정에서 자유롭지 않다.
요즘 플랫폼 개발자로서 거버넌스를 고민하고 있는데, 거버넌스도 결국 표상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규칙과 제약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다른 팀이 "따라야 할 것"으로 느끼냐 "방해물"로 느끼냐가 갈린다. 좋은 거버넌스는 반성적 과제(이 규칙을 따라야 하나?)를 체험적 과제(자연스럽게 올바른 방식으로 쓰게 되는 것)로 만드는 것 아닐까.
내가 사용자를 오해하고 있었던 방식
본인이 만든 API나 컨벤션을 다른 팀이 왜 안 따르는지 답답함을 느끼는 동료를 본적이 있다.(나도 과거에 그랬었고) 근데 사실 그건 당연한 거다. 내가 새로 만든 멘탈 모델을 상대방이 바로 적응할 거라고 기대하는 게 이상한 거지. 공유 글을 모두가 바로 읽고 따르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다. 내 입장에서 당연한 게 사용하는 동료 입장에서는 전혀 당연하지 않다. 그리고 이걸 당연하게 만드는게 AI가 할 수 없는 역량 중 하나가지 아닐까?
팀 동료와 읽고 싶은 부분
주니어와는 3장(표상의 힘)부터 이야기하고 싶다. "왜 사용자가 이걸 어려워하지?"라는 질문의 답이 여기에 있다.
리더에게는 그루딘의 법칙(이득을 얻는 사람들이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이 아닐 때, 그 기술은 실패하거나 최소한 사라질 것이다.)을 같이 얘기하고 싶다.
이건 플랫폼 거버넌스 설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플랫폼이 이득을 얻고 다른 팀이 비용을 치르는 구조면 그 거버넌스는 결국 외면당한다. 이득과 비용이 같은 팀에 있어야 자발적으로 따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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