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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지인이 직무 관련 독서토론을 하는 것을 보고 나도 관심이 가서 추천해달라고 했었다. 그렇게 추천을 받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독서토론에 참여하게 되었다. 이번에는 새로운 질서라는 책을 기반으로 독서토론을 했다. 너무 인상깊게 읽었고 요즘 뜨거운 감자인 AI 관련 주제라서 더 관심이 갔다.
본론
아이스브레이킹부터 시작했다. 역시 이런 모임에는 아이스브레이킹으로 긴장감을 풀고 시작하는게 좋은 것 같다. 가벼운 게임을 진행했는데 나도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이런식으로 아이스브레이킹을 해봐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가지 기억나는 질문들만 가볍게 적어보겠다.
"이 책에서 꼭 공유하고 싶은 한 줄은 무엇인가요"
마음의 이상주의는 이성의 현실주의와 양립할 수 있으며 전자가 후자를 고귀하게 만든다는 것을 그는 평생에 걸쳐 증명하려고 애썼다.
기억에 남는건 꽤 많았지만 마음을 울린건 그 한 줄이였다. 흔하진 않지만 가끔 나처럼 이 문장에 감명을 받은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아마 그들 모두 남들이 볼 때는 이성의 현실주의이지만 마음 한 켠에는 마음의 이상주의가 있는 사람들이 아닐까 라는 추측을 해본다.
"기술의 진보를 인류가 긍정적으로 사용할 것인가"
나는 다이너마이트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인류를 돕기 위해 사용되다가, 언젠가 인류를 위협하고, 언젠가 인류에게 피해를 주며, 그 위험성을 눈으로 보고 나서야 위험성을 막기 위한 제도를 만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지금은 인류를 위협하는 부분으로 넘어가는 전환기에 있다.
"AI 시대에 나만의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참 어려운 질문이다. 나는 사실 AI로 인해 직업을 잃어버리는 것을 크게 걱정하는 사람은 아니다. 그 당시 나는 4가지를 얘기했다.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 5가지다. 지금 다시 바라보니 나만의 경쟁력이라기에는 조금 약하고 나만의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는 부분이 더 정확할 것 같다. 주로 스타트업을 다니다보니 지금 연차면 주니어 취급을 받지 못하는데, 나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연차의 분을 보다보니 경쟁력이라는 말을 쓰는게 좀 부끄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제품을 보는 능력
나는 플랫폼 관련된 업무를 많이 해왔고 관심도 있지만 본질은 product 개발자라고 생각한다. 제품에서 개선해야될 부분, 어색한 ux, 유저입장에서 어려운 기능인지 등을 판단할 수 있다. 이는 사람도 판단하기 쉽지 않은 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AI도 판단하기 쉽지 않다. (물론 나의 그런 능력이 진짜 그렇게 뛰어나냐고 물어보면 자신있게 대답하기는 어렵다. 또한, 언젠가 AI가 대체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개발전체를 아는 능력
나는 원래부터 프론트개발자가 될 생각없이 풀스택으로 공부했던 사람이고 다른 분야에도 관심이 있기 때문에 가벼운 서비스정도는 만들 수 있다. 0만큼 아는 것과 1만큼 아는 것은 그래도 꽤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언젠가 AI를 이용해서 1인 기업을 차릴수도 있다.(물론 이건 정말 쉽지 않다. 지금 그럴 생각도 없고)
비지니스를 보는 능력
좋은 제품을 만든다고 돈을 잘버는건 아니다. 비지니스를 이해해야한다. 이전에 비하면 비지니스를 꽤 많이 같이 보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이건 경쟁력이라고 하기에 진짜 민망할 수준이다. 냉정하게 말하면 비지니스를 가볍게 이해하고 그걸 기반으로 개발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수준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AI에 관심이 있고 잘 사용하는 능력
나는 항상 AI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려고 다양한 노력들을 하고 있다. AI 관련된 서비스를 0부터 만들어보기도 했고 AI 기반의 신규 제품을 기획하고 이끌어가는 경험도 있다. 잘 사용하기 위해서 다양한 고민들도 하고 레퍼런스들도 보고 있다.(이정도로는 조금 부족해서 AI 기반의 가벼운 서비스를 한 번 만들어볼까 생각중이다.)
커뮤니케이션 능력
책에서는 AI가 여러 분야의 지식들을 통합할 수 있다는 얘기를 한다. 그렇다고해서 회사에서 일어나는 모든 분야의 지식들을 통합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나는 AI 시대에는 문과적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 중 하나가 문서화고 이게 되지 않으면 지식을 통합하는게 불가능하다. 그리고 이 문서화를 하기 위해서는 커뮤니케이션이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나는 신입부터 지속적으로 이 능력을 기르고 있다. 원래는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큰 결함이였지만, 어느새 특정 부분에서는 이게 내 장점이 되기도 했다. 이대로 시간이 더 흐르면 정말 차별화된 능력이 될 수 있지않을까? 라는 생각을 한다.
어떤분은 AI 시대에는 CEO가 되어야한다고 말했다. 주저리 주저리 여러 얘기를 했지만 결국 내가 써놓은 것들은 대부분 CEO가 갖춰야할 역량이 아닌가 싶다. 나는 사실 AI 시대에는 CTO가 되어야한다고 생각했다. CEO냐 CTO냐 조금 다른 부분은 있지만 결국 여러 분야를 골고루 다 잘하는 사람이 되어야하는건가? 라는 생각도 든다. 그런 측면에서는 내가 스타트업을 다니는게 꽤 이점이 있다.
위에 적지는 않았지만 학습을 게을리하지 않는것도 나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25년이 끝나기 전에 운영체제 공부를 마무리하고, 함수형 DDD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미 강의는 신청함)을 목표로 하고 있다. AI 시대의 가장 큰 문제는 주니어들이 학습의 기회를 잃어버린 것이다. 독후감에서도 얘기했지만 나는 AI를 파트너로 대하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 개발 역량을 기르는데도 소홀히 할 생각은 없다. AI가 다 대체할건데 무슨 소용이 있냐고 물어보는 분들이 있을 수 있다. 그 주장이 틀린 주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벌어지지 않을 미래를 확정하며 학습의 기회를 놓쳐버리는게 과연 옳은 선택인지는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AI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다.
"책임감 있는 AI 활용 원칙"
위 원칙을 정하기 위해 다양한 얘기들을 했는데 어느순간 깨달은게 있다. 원칙에 대한 설명이 적혀있는데 이 설명이 너무나도 모호했다. 그리고 이건 흔히 면접에서 사용하는 기법이다. 모호한 질문을 주고 그 질문을 구체화하는지, 어떻게 구체화하는지, 커뮤니케이션은 어떻게 하는지 이런 역량들을 본다. 그리고 이는 면접뿐만아니라 실무에서도 수도 없이 많이 발생한다. 특히 비개발자와 개발자 사이에 모호한 질문들이 더 많이 일어나고 이 모호한 질문들을 구체화시키는건 보통 개발자의 역할이다. 이걸 꽤 늦게 깨달았다. 원래 알고 있었지만 한 번 더 배웠다.
크게 AI 모델 공급자, AI로 서비스를 만드는자, AI를 사용하는자 정도가 나왔는데 이중 하나를 결정하기 쉽지 않아서 우리는 제너럴한 케이스를 생각하기로 했다.
문서에는 이 원칙을 3~5가지 정도의 체크리스트로 만들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보안, 윤리, 정확도, 중립, 책임인지 5가지를 정했다. 그리고 이 내용들을 기반으로 내가 발표했다.
발표가 끝나도 나는 뭐가 잘못된지 몰랐다. 정답을 알려주고 나서야 알았다. 이건 체크리스트가 아니다. 체크리스트라는건 체크리스트를 보고 바로 쉽게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비행기에서 사용하는 체크리스트는 "안전한가"가 아니라 "1시간전에 점검을 마쳤는가" 처럼 명확해야 한다. 나는 이걸 끝까지 몰랐다는게 너무 아쉬웠다. 최근에 "성과를 내고 싶으면 실행하라"라는 책을 읽었는데 완전 동일한 얘기가 나왔다. 그런데 이 의도를 못알아차린건 반성해야한다. 확실히 이론만 배워서는 현실에 바로 적용할 수 없다. 독서토론 한번에 이런 작은 실패를 경험한건 오히려 행운이다.
후기
너무 좋은 경험이였다. 4시간동안 진행했지만 너무 짧게 느껴졌다.
아쉽지만 이 독서토론은 이날이 마지막이였다.. 마음먹고 신청했는데 단 한번만에 토론이 없어져서 아쉽다.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있으면 (아니 기회를 찾아서) 참여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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